[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3분기 대기업의 신용위험 전망치가 4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 3분기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13으로 나타났다.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가 가시지 않았던 2009년 2분기(16·실적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는 전월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종합, 분석한 내용이다. 신용위험 지수는 0을 중심으로 마이너스 100부터 플러스 100 사이에 분포하는데 수치가 커지면 은행들이 느끼는 대기업 대출 위험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대기업의 신용위험 지수는 세계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4분기 28까지 치솟았다가 서서히 하락했다. 지수는 특히 2010년 4분기 정부의 위기 극복 선언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거듭해 2011년 한 때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해 3분기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되고 세계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지수는 다시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지난해 3분기 9를 기록한 뒤 올해 1분기까지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의 단계적인 양적완화 축소 계획 발표와 중국의 성장둔화, STX 구조조정에 따른 부담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대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3을 나타내면서 2009년 2분기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하려는 은행이 많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도 31로 올라서 2분기(28)보다 상승했다. 소비 둔화로 도소매와 음식숙박업 등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다만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에 따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2분기(13)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전분기와 같은 22였다. 4·1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단기에 그치면서 은행권의 가계 주택대출에 대한 태도는 다소 강경해졌고(13→9), 일반대출에 대한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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