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에서 유기 인증을 받은 김성욱씨가 블루베리를 수확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미국과 일본의 권위 있는 기관으로부터 유기인증을 받은 것보다 미래 충남농업의 나아갈 길을 스스로 개척했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8년 전 충남 당진으로 귀농해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는 농업인이 개인자격으로 국외유기인증을 받아 화제다.

주인공은 충남도 당진시 순성면 백석리에서 블루베리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성욱(64)씨. 김씨는 지난달 18일과 20일 미국 농무부와 일본 농림수산성으로부터 블루베리와 아로니아(블랙초크베리) 유기인증을 받았다.

유기인증은 원료가 자라나는 토양, 재배, 수확 후 제품이 가공되는 시설관리, 95% 이상의 원료가 유기농일 경우 제품표시란에 ‘Organic’ 표기를 허용하는 것으로 이번 국외유기인증 획득을 통해 수출과 판매량 증대 등의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유기인증은 개인자격으로 블루베리분야에서 얻어낸 첫 인증으로 김씨의 승부욕과 충남도농업기술원의 농업인 대상 교육연수프로그램 등이 빚어낸 성과다.

김씨는 “8년 전 귀농을 결심하고 일반농업으론 기존 농업인과 경쟁상대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꾸준히 차별화 전략을 펴왔다”며 “이번 유기인증도 이런 전략으로 맺은 결실”이라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8년 전 귀농할 때부터 당진시농업기술원과 충남도농업기술원을 오가며 일반농업에서부터 농업인대학 최고경영자(CEO) 과정까지 여러 교육·연수프로그램을 받으며 농업전문가로 변신해갔다.

김씨는 “귀농 전까지 서울서 전자제품 수입·제조업체에만 종사해와 농업엔 사실상 문외한이나 마찬가지였다”며 “도시생활을 접고 당진에 자리잡은 지 1년 만에 그럴싸한 농장을 만들 수 있었던 건 농기원과 충남도 친환경농산과 직원들의 도움이 컸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국내 유기인증은 물론 미국, 일본 등 권위있는 외국기관의 유기인증을 통과한 김씨는 3농 혁신의 기준이 될 수 있는 농장을 만드는 게 당면과제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농업현장에서 직접 체감하는 3농 혁신정책의 중요성과 그 의미는 매우 크다”며 “현재의 3농 혁신 정책이 하루 빨리 농촌현장에서 뿌리내릴 수 있게 농업인들 요청에 귀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는 지난 4일 김씨를 도청으로 초청, 안희정 도지사와 간담회를 갖고 3농 혁신을 비롯한 농업인들의 다양한 눈높이에 맞춘 정책지원을 약속했다.

안 지사는 이 자리에서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에 따른 농산물 수입개방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미래먹거리를 지키기 위한 농업인들의 노고가 크다”며 “충남도는 충남농업이 세계 속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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