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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양적완화 축소 시사후 유럽 신흥국 경제 '출렁'

최종수정 2013.07.05 11:32 기사입력2013.07.0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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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이 신흥국 금융시장을 거세게 뒤흔들고 있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버냉키 쇼크'가 특히 유럽 신흥시장에 큰 충격으로 다가서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 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에서 터키·우크라이나·그루지아가 양적완화 축소에 가장 취약하다고 밝혔다. 크로아티아·불가리아·벨라루스 경제 역시 불안하다. 반면 중국·러시아·앙골라는 이번 충격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이후 신흥국 증시는 큰 충격을 받았다. 미국이 채권 매입을 줄이면 신흥국에서 막대한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신흥시장 주가지수 흐름을 보여주는 FTSE 신흥시장 지수는 한 달 사이 약 15% 빠졌다. 신흥시장의 통화가치가 떨어지면서 현지의 달러 조달 비용은 급상승하고 있다.

신흥국 중에서도 터키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터키는 경상수지 적자와 단기 외채 의존도가 신흥국 가운데 최고일 정도로 경제구조가 취약하다. 연초 대비 20% 가까이 올랐던 이스탄불 증시의 ISE 100 지수는 지난달 들어 10% 넘게 빠져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터키 리라화 가치도 9% 정도 급락한 상태다.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아의 상황도 좋지 않다.

미 출구전략 충격으로 우크라이나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최근 9.46%까지 급등했다. 3일 현재 우크라이나의 5년 만기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8.25%로 두 달 전보다 2.24%포인트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그루지아의 CDS 프리미엄도 0.13%포인트 오른 0.45%를 기록했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해당 기업이나 국가의 부도 위험이 커졌다는 뜻이다.

모리츠 크래머 S&P 수석 애널리스트는 "양적완화 축소가 당장 시행되지는 않겠지만 현재 신흥국이 겪고 있는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이머징 마켓 투자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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