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금융안정위원회(FSB)가 내년 중 비(非)은행권에 대한 글로벌 규제안을 만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은행권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도록 한 '바젤III'에 이어 보험과 카드 등 비은행권 금융회사에 대한 셰도우뱅킹 규제안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비은행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협의회'를 통해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셰도우뱅킹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각 국이 의견을 모았다"면서 "규제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릴 필요가 있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서 비은행 금융기관 CEO 협의회가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섀도우뱅킹은 은행과 유사한 신용중개기능을 하면서도 건전성 규제는 받지 않는 금융회사나 상품을 포괄하는 말이다. 자금의 조달·운용처를 넓힌다는 장점이 있지만,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어 위험 부담이 크다.




김 총재는 "비은행권 유동성 부문에 대한 규제안은 지난해 이미 FSB에 제출됐고, 내년에는 증권 대여나 환매조건부 매매 등에 대한 규제안을 아우른 글로벌 규제안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김 총재는 그러면서 "은행과 비은행권의 규제에 차이를 둬야 한다는 건 모두들 아는 일반적인 내용이지만,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격차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금융 발전의 정도나 제도가 워낙 달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이어 "규제 강화가 레버리지를 줄여 비금융 기관의 건전성을 높인다는 장점은 있지만, 자칫 금융접근성이 높지 않은 금융소외계층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참석자들은 "카드나 보험업계의 업황도 저금리 기조 속 은행 못지않게 어렵다"면서 김 총재의 말을 경청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박근희 삼성생명 대표, 신용길 교보생명 사장, 김기범 KDB대우증권 대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 이재우 신한카드 대표, 정태영 현대캐피탈 대표, 김정식 농협 상호금융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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