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작은 키가 고민이었던 직장인 정모(34)씨는 구두에 깔창을 깔고 지내왔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갑자기 발가락이 저리고 아프기 시작한 탓에 구두도 못 신고 운동화로 출퇴근 하고 있다. 며칠 전부터는 운동화를 신고 잠깐 서서 일을 하면 발가락에 매우 심한 통증이 느껴지고 걸을 때는 발 가운데가 조이면서 끊어질듯 한 고통이 따라왔다. 병원을 찾은 정씨는 '족지간 신경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정씨처럼 깔창을 즐겨 사용하는 남성들은 족지간 신경종을 조심해야 한다. 족지간 신경종은 발가락으로 가는 신경 조직이 단단해져 발가락 뿌리 부분에서 압박이 되고 두꺼워져 발가락이 저리는 증상을 말한다. 주로 하이힐을 오래 신는 여성에게 발생한다. 하지만 최근 앞볼이 좁고 굽이 높은 구두를 많이 신거나 신발에 깔창을 넣는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남성 족지간 신경종 환자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황은천 구로예스병원장은 "족지간 신경종의 가장 흔한 증세는 걸을 때 앞 발바닥에 통증을 느끼는 것"이라며 "주로 통증이 발가락으로 뻗치면서 저리고 화끈거리고 발바닥에 껌이 붙어 있는 것처럼 감각이 둔해지는 무감각증이 동반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신으면 발바닥 쪽에 있는 지간 신경이 당기면서 양측으로 쪼여 발가락 신경과 주변 조직이 긴장하게 돼 발 앞쪽이 몸무게 전체의 압박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족지간 신경종의 통증은 주로 굽 높고 볼 좁은 구두를 신었을 때 증세가 심해진다. 신발을 벗고 마사지를 해주면 증세가 없어지기도 한다. 보통 가만히 있을 때는 괜찮다가도 걷거나 딱딱한 바닥에 닿으면 발바닥 앞쪽에 통증을 느낀다. 특히 체중의 압력을 가장 많이 받는 세 번째, 네 번째 발가락으로 연결되는 뼈 사이의 신경 부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황은천 원장은 "족지간 신경종은 통증이 있다 없다를 반복하고 신발을 벗으면 통증이 곧잘 사라지며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며 "디스크나 혈관 장애 등으로 오인하기 쉽고 손상된 신경의 치료가 수개월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족지간 신경종 치료를 위해서는 뒷굽이 낮고 발가락 공간이 넓은 편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중족골패드 등의 보조기를 착용하면 통증에서 한결 편해진다. 꾸준한 스트레칭과 운동으로 근육과 신경을 강화하고 외출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5~10분 정도 족욕을 하며 발목과 발가락을 마사지해주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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