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1. 지난 16일 오전 부산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대한항공 A330 항공기가 새와 충돌했다. 이 항공기는 운항에 아무 문제 없이 제주공항에 착륙했다. 하지만 엔진 입구 덮개(Engine Inlet Cowl) 수리가 불가피했다. 정비비로만 5600여만원이 들었다. 이어 후속 항공편 2편이 결항, 1편은 2시간 이상 지연 운항 등으로 약 4000만원의 운항 지연비가 추가로 발생했다.

#2. 지난 3일 김해공항을 출발해 일본 후쿠오카로 향하던 대한항공 B737 항공기가 이륙 중 조류 충돌이 발생했다. 항공기는 정상적으로 후쿠오카에 도착했다. 하지만 점검 결과 한쪽 엔진의 회전 날개(Fan Blade)에 손상이 가 교체 비용으로 2600여만원이 들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국내외에서 발생한 항공기 조류 충돌은 2010년 149건, 2011년 151건, 2012년 156건, 2013년 현재까지 70건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다음달부터 11월까지가 전체 조류 충돌의 60% 이상이 발생하는 기간이어서 조류 충돌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보통 항공기에 조류가 부딪칠 경우 항공사가 입는 금전적 피해는 상당하다. 조류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게 되면 개당 가격이 3000만원이 훌쩍 넘는 회전 날개(Fan Blade)에 손상이 갈 수 있다.

특히 회전날개 여러 개가 손상이 갈 경우 수억 원의 수리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운항 지연에 따른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승객들도 스케줄 지연 등에 따른 유·무형적 피해를 입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류 충돌과 항공기 안전 운항과는 큰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통상 조류 충돌이 발생하는 항공기 전방의 안테나 덮개(Nose Radome)는 외부 충격에 강한 복합소재로 제작된다. 이에 수십 톤의 충격에도 견딜 수 있다. 엔진도 종종 새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배출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엔진의 경우 제작 당시부터 조류 충돌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3.65kg에 달하는 큰 새를 실제와 똑 같은 조건에서 유입시켜 테스트를 한다. 이를 통과해야만 실제 항공기에 장착할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류 충돌이 안전 운항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큰 피해를 입히는 만큼 관계기관과 항공사가 힘을 합쳐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조류 충돌 예방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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