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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가 뭐길래, 새 방식 통계 놓고 공방

최종수정 2013.07.30 08:28 기사입력2013.07.3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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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어떤 물체의 중량을 파운드로 표시하든 킬로그램으로 표시하든, 그 물체의 무게는 그대로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산정방식 변경에 대해 크레디 스위스 AG의 닐 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비유를 내놓았다. 소스는 “측정 대상인 경제는 똑같다”며 “단지 이전과 다른 회계 관생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에 설명했다.

소스의 설명은 앞서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내놓은 전망을 반박하는 얘기다. FT는 과거 미국 GDP가 새로운 방식에 따라 수정되면 최근 GDP 성장률, 예컨대 1분기 경제성장률이 상향될 공산이 크다고 본다.

FT는 고용시장 지표를 기준으로 삼을 때 미국의 1분기 거시경제 동향을 GDP 성장률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실업률이 1월 7.9%에서 3월 7.6%로 떨어지며 고용시장이 개선된 데 비춰 볼 때, 1분기 GDP 성장률 1.8%는 너무 낮다는 것이다. FT는 GDP 성장률보다 국내총소득(GDI) 증가율 2.5%가 실물경제의 변화를 더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1분기 GDP 규모를 같은 기간 GDI 수준으로 높이면 경제성장률이 2.2%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GDP 산정방식은 연구ㆍ개발(R&D)과 지식재산에 들인 비용이 투자로 잡히고, 연금 지급액이 반영된다. 이 방식을 따르면 과거 미국 GDP는 약 3%씩, 지난해를 기준으로 할 때 벨기에 규모 정도 증가하게 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30일(현지시간) 소스의 설명을 인용해 “그렇더라도 최근 경제성장률 추이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든 기간에 걸쳐 GDP가 3% 정도 늘어나기 때문에 성장률에는 변함이 없으리라는 말이다.

반면 FT는 GDP와 GDI의 괴리를 고려할 때 1분기 GDP에는 실물경제의 활동이 덜 반영됐다고 본다. GDI는 GDP에 교역조건의 변화를 반영한 수치로, 예컨대 유가가 내려 교역조건이 좋아지면 GDP보다 GDI가 많아진다. FT는 이전 모든 기간에 걸쳐 GDP 규모가 상향조정되지만, 1분기 수치가 더 크게 수정되리라고 보는 것이다.

미국은 1929년부터 GDP를 산정했다. 이번에 새로 도입된 국민계정 통계 작성방식은 1929년 GDP부터 전면 적용된다. 1929년 이래 올해 1분기까지 GDP 수치가 전면 수정되는 것이다. 수정된 GDP는 31일 발표된다.

GDP를 비롯한 미국 국민계정 통계는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서 작성한다. BEA는 경제구조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5년마다 한 번씩 GDP 산정방식을 바꾼다. R&D와 지식재산, 연금을 추가한 이번 산정방식 변경은 14번째로, 컴퓨터 소프트웨어 산업을 추가한 1999년 이래 가장 큰 변화다.

BEA는 지난 4월 GDP 산정방식 변경을 예고하면서 "엔터테인먼트, 문학, 예술적인 창작물 등 지식재산과 R&D에 투입하는 비용은 생산과정에서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고정자산 투자의 성격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GDP는 일정 기간에 해당 경제에서 생산?공급된 재화와 서비스의 합계를 집계한 수치다. 소비지출과 정부지출, 투자, 그리고 수출에서 수입을 뺀 규모를 더해서 산출한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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