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코스닥 상장사들이 '갑'인 대기업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의존도는 2009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11년 80%를 웃돌았다. '매출의존도'란 모기업 납품액이 수급기업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기업 안정성과 성장성을 평가하는 주된 지표다.

지난 1일 코스닥협회가 발표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을 위한 코스닥 기업 지원정책'에 따르면 코스닥에 상장된 수급기업(타기업의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 납품하는 기업)의 2011년 매출의존도는 82.5%를 기록했다. 2009년(76.7%), 2010년(81.2%)에 이어 증가추세다.

중소제조업 전체 매출액 대비 모기업 납품액 비중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1년 기준 38.9%로 2010년(35.9%) 대비 3%p 증가했다. 2008년(35.7%), 2009년(34.7%), 2010년(35.9%)에 이어 4년 연속 모기업 의존도가 커진 셈이다.

수급기업 규모별로 세분화해도 마찬가지다. 소기업의 모기업 의존도는 83.7%로 2010년(83.3%)에 비해 0.4%p 증가했다. 중기업도 81.1%로 2010년(78.7%)에 비해 2.4%p 늘었다.

전체 코스닥 기업 가운데 수급기업의 비중이 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2009년 43.2%를 차지하던 수급기업 비중은 2010년 45.5%, 2011년 46.2%로 늘었다. 절반가량의 코스닥 기업들이 대기업에 납품을 통해 사업을 꾸려가고 있다는 얘기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및트레일러(73.9%)의 수급기업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의복·액세서리및모피(69.9%), 기타운송장비업종(68.9%), 가죽·가방및신발(62.4%), 전자·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59%)가 뒤를 이었다.

이번 연구의 책임을 맡은 박정구 숙명여대 교수는 "코스닥 수급기업의 모기업 의존도가 높을 수록 모기업의 수요독점 경향이 강해진다"며 "이런 구조는 모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납품단가 인하, 구두발주 후 위탁취소, 기술탈취 등 불공정거래로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지적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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