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9일(현지시간)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고 최종판정했다. 이 중에는 미국 특허청(USPTO)이 무효 예비판정을 한 특허도 포함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ITC는 이날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 4건 중 2건을 침해했다고 판정하며 삼성전자 스마트폰, 태블릿의 미국 수입 금지를 결정했다.

삼성전자의 침해가 인정된 특허는 ▲휴리스틱스(특허번호 949) ▲이어폰에서 플러그 내 마이크를 인식하는 기능(특허번호 501)이다. 이 중 949 특허는 앞서 USPTO가 무효 예비판정을 내린 특허라 논란이 예상된다.

당초 501 특허는 무효 논란이 없었기 때문에 ITC가 최종판정에서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를 인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반면 무효 예비판정을 받은 949 특허에 대해서는 비침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ITC가 무효 예비판정을 받은 특허까지 인정하면서 공정성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ITC가 지난 1일로 예정된 판정을 돌연 연기한 것도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아이폰 수입 금지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지 지켜본 후 최종판정에서 애플에 유리한 '눈치 판결'을 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3일 이례적으로 ITC의 최종판정을 뒤집고 아이폰 수입 금지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 직속기구인 ITC까지 애플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면서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ITC의 삼성전자 제품 수입 금지 결정에도 거부권을 행사하는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 같은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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