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주요 대형 포털 사이트의 게시판 메인 화면을 조직적으로 장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특위 소속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대선 당시 국정원 직원이 수십 개의 아이피(IP)를 이용해 특정 게시판에 대해 추천 또는 반대 버튼을 클릭했다"고 밝혔다.

일정시간대에 찬성 수가 급격히 늘어난 글이 뉴스의 첫 화면, 베스트 게시판으로 이동돼 노출 빈도가 높아지는 점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전 의원이 제시한 검찰 기록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와 외부조력자 민간인 이 아무개씨는 대선 100일 전인 지난해 8월 27일부터 12월 11일까지 추천이나 반대를 누른 게시글은 모두 3999개로 나타났다. 또 IP 변조프로그램을 사용해 다수의 닉네임이 같은 시간 대 같은 장소에서 여러차례 동시 접속한 기록도 포착됐다.

전 의원은 "제보자에 따르면 국정원 사이버팀 70여명은 각 포탈사이트 및 게시판을 할당 받아 작업을 진행했다"면서 "활동비를 받는 외부조력자와 한 조를 이루어 할당받은 사이트에서 찬성과 반대 투표 방식으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글은 메인화면으로 이동을 유도하고, 불리한 글을 밀어내기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같은 정황증거들은 국정원 사이버팀이 지난 대선 기간 보배드림과 뽐뿌오 같은 소규모 게시판 뿐 아니라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주요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 장악을 위한 조직적 활동을 전개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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