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연간 이자율인 월세 전환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세물량 품귀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전·월세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전환율은 6.68%로 2002년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 2002년 12월(10.04%)에 비해 3.3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다시 말해 전셋값이 1억원인 아파트를 보증금 없이 월세로 전환할 때 연간 월세가 2002년 1400만원에서 668만원으로 절반 이상 하락했다는 이야기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개 시·도와 수도권 주택 월세값(7월말 기준)은 지난해 말에 비해 각각 0.5%, 0.9% 떨어져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인천(1.6%), 서울(1.2%), 경기(0.4%) 순으로 떨어졌으며 주택 유형별로는 오피스텔이 지난해 말 대비 2.0% 내렸고 연립·다세대(1.1%), 단독주택(0.5%), 아파트(0.2%) 순으로 하락했다.

반면 전셋값은 폭등했다. KB부동산 알리지 조사 결과 전국 및 수도권 주택의 전셋값은 올해 각각 0.37%, 0.46% 올랐다. 이같은 상승세는 최근 과천·용인 등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도권 외곽지역 주택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전세와 월세시장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수요가 몰려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전세에 비해 저금리 장기화로 월세물량이 넘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세 물건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이 급속도로 늘어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물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월세 임대가 대부분인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이 크게 늘어난 것도 전·월세 시장의 양극화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09년부터 공급을 시작한 도시형생활주택은 2010년 2만여 가구에서 지난해 12만 가구를 넘어섰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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