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납품 편의제공 대가로 17억원을 받기로 하고 10억원을 챙긴 송모(48) 한국수력원자력 부장이 한국전력 본사 로비에서도 현금다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송 부장은 지난해 2~3월 현대중공업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에 1천93억원 상당의 전력용 변압기를 납품하는 데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현대중공업 손모(48) 부장 등으로부터 5만원권 7억원을 받았다.

첫 2억원은 지난해 2월 초 송 부장의 자택 인근 커피숍에서 받았다. 이어 같은달 말 한전 1층 로비에서 2억원을 전달했고, 나머지 3억원은 같은해 3월 말 한전 건물 앞길에서 수수했다. 이 돈은 현대중공업이 H사에 10억8천만원을 보전해준다는 사전 약속에 따라 조성·전달됐다.

수사 결과 송 부장은 앞선 뇌물 건과는 별개로 현대중공업으로부터 3억원을 더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중공업이 UAE 원전에 1천127억원 상당의 비상용 디젤 발전기 등을 납품하는 데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10억원을 더 건네받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송 부장은 10억원 중 3억원은 이미 수수했다.

검찰은 이 같은 금품수수가 현대중공업 임·직원의 청탁에서 시작됐고, 송 부장과의 구체적인 협의를 통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송 부장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7억원을 받기는 했지만 사전 약속한 돈은 아니었고 나머지 3억원 역시 현대중공업과 무관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 측 역시 송 부장의 요구에 따라 7억원을 전달했을 뿐, 나머지 3억원은 자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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