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말싸움을 벌이다가 일방적으로 멱살이 잡힌 사람이 이를 뿌리치는 과정에 상대방을 다치게 했다면 정당방위에 해당될까. 대법원은 그렇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은 상해 혐의로 기소된 트럭 운전기사 김모씨(41)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지난해 1월 충남 연기군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직장동료 공모씨와 시비가 붙었다. 공씨는 자신의 덤프트럭으로 김씨의 트럭을 막아서서 김씨를 내리게 한 후 "왜 내가 당신 욕을 하고 다닌다고 했냐"고 따지며 김씨의 멱살을 잡았다. 김씨가 이에 대항에 공씨의 왼손을 잡아 뜯어내는 과정에서 공씨는 손이 꺾여 4주간 치료를 요하는 골절상을 입었다.
　
1심은 "김씨가 공씨의 손을 잡아 뜯어내며 상해를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벌금 50만원을 선고했으나 2심은 "한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위법한 공격을 가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서의 유형력 행사는 사회관념상 허용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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