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선수단[사진=정재훈 기자]

지난 26일 열린 2014 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회의. KT 위즈의 가세로 선수 영입에는 총 10개 구단이 달려들었다. 가장 열의를 나타낸 건 한화 이글스였다. 한 차례의 타임, 패스 없는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유망주 영입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화 스카우트 팀은 이미 신고선수 영입과 관련한 구체적인 도안을 마련했다. 몇몇 선수들과는 이미 접촉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느 해보다 많은 선수들을 데려와 주축 자원으로 키울 방침이다.

몇 년 전만 해도 한화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다소 소극적이었다. 눈여겨본 선수들만 영입하고 손을 털어내는 모양새였다. 고교나 대학 졸업을 앞둔 선수들과 아마추어 지도자들은 그런 팀을 반가워할 리 없다. 지역 연고의 선수가 아니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이제는 다르다. 한화는 근래 2군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그래서 서산에 전용구장을 지었고, 어느 구단보다 발 빠르게 선수들을 데려오고 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선수단 재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다수 야구인들은 한화가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해도 3년 이내 4강 안착을 이루기 어렵다고 한다. 한화 프런트, 지도자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여기서 공격적인 투자란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을 의미한다.

사실 한화는 FA 선수를 영입하기도 쉽지 않다. 현 전력이 너무 약한 탓이다. 근래 FA 자격을 얻었던 몇몇 선수들은 한화의 통 큰 제안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올 시즌 뒤 FA가 되는 선수들도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

한화 선수단[사진=정재훈 기자]

한화는 현 수모를 벗어나려면 보다 체계적인 플랜을 세워야 한다. 특히 선수단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주축 선수 발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유망주 육성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적잖은 야구인들은 현 선수단에 주축으로 거듭날 자원이 많지 않다고 걱정한다. 어떤 이는 “고양 원더스의 김성근 감독이 와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 단언하기도 한다. 한화는 이런 문제의 근원이 무엇인지 심도 깊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과거 유망주의 성장에는 3~5년이 소요됐다. 지금은 그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만큼 리그의 수준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성장을 저해하는 걸림돌도 여전히 많다. 기량이 올라올 즈음 선수들은 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몇 경기를 부진하면 구단으로부터 버림을 받기도 한다.

다수 야구인들은 이런 장애를 딛고 주축선수로 거듭나는데 7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입을 모은다. 넥센의 박병호와 LG의 정의윤이 대표적인 예다. 2005년 신인 드래프트 동기인 둘은 팀의 4번을 꿰차는데 약 8년이 걸렸다.

한화는 이들의 성장을 주목해야 한다. 물론 현 프런트는 선수단의 문제점을 비교적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 단기간 만에 교체되는 사장, 단장 등의 인사이동은 이런 구단을 더욱 곤경에 빠뜨릴 것이다. 장기적인 그들의 플랜에 발걸음을 맞춰줘야 할 때다.

마해영 XTM 프로야구 해설위원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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