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북한이 30일 오후로 예정됐던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 특사의 초청을 철회했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이 미국 시민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의 석방을 추진하기 위해 30∼31일 북한을 방문하기로 했던 킹 특사에 대한 초청을 철회한다고 통보해왔다"며 "놀랍고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북한의 초청 철회 배경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기술적 문제가 개입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최근 미국 정부가 이번 사건과 정치·안보 현안 분리 원칙을 밝힌 데 대한 기싸움 양상이라는 분석이다.

킹 특사는 이날 방북해 지난해 11월부터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의 석방 문제를 놓고 북한 당국과 협의한 뒤 배씨와 함께 31일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하프 부대변인은 또 "이번 (초청 철회) 결정과 관련해 명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킹 특사의 방북이 예정대로 추진되거나 예정보다 늦게라도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씨의 건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인도적 측면에서 배씨를 즉각 석방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킹 특사의 방북이 다시 성사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북한이 최근 6자회담을 포함해 미국과 다양한 형태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킹 특사의 방북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당초 전문가들은 킹 특사가 방북한 뒤 배씨와 함께 귀환할 경우 북미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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