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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대책 이후]용산·여의도 "매매는 커녕 전화 한 통화 없어"

최종수정 2013.09.02 10:02 기사입력2013.09.0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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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택매매 지원 방안을 담은 8.28 전월세 대책이 나온 첫 주말, 용산 지역은 특별한 반응없이 한산한 모습이었다.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대책 발표 이후) 문의는 단 한 건도 없어요. 당장 밥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집 사라면 집을 사겠어요?"(용산 후암동 H 공인)

"이사계획 안세우고 주인이 올려달라는대로 올려주고 더 살겠다는 재계약 전화만 있지 (매매전화는) 전혀 없어습니다."(여의도 H 공인 중개)

지난 주말 찾은 용산ㆍ여의도 일대 부동산들은 대부분 문을 닫거나 텅빈 채 한산한 모습이었다. 혼자 자리를 지키는 공인중개사들만이 울리지 않는 전화기만 바라볼 뿐이었다.

파격적인 금리로 매매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8ㆍ28 전월세대책'이 나온 첫 주말, 용산ㆍ여의도 일대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매매는 커녕 전화 한 통화 없다는 공인중개소들도 태반이었다. 1%대 저리 모기지, 취득세 영구인하, 다주택자 취득세율 차등적용 폐지 등 정부가 전월세 대책으로 자신있게 내놨지만 정작 이 일대는 전혀 동요가 없는 상황이다.

동부이촌동의 S부동산은 "대형 평수는 좀 영향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문의는 전혀 없다"며 잘라 말했다. 그는 "그 동안 나왔던 방안들이라 크게 체감하는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후암동 일대도 전혀 요동이 없었다. 후암동의 J공인 대표는 "이 일대는 후암동 개발에나 관심 있을까 전월세대책에는 시큰둥하다"고 전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무산으로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서부이촌동 지역은 분위기가 더욱 심각했다. H 공인 대표는 "대림, 현대아파트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급매도 안 팔릴 정도"라고 했다. 그는 "워낙 많이 오른 영향도 있는데 전월세대책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 또 다른 공인중개 대표는 "거래가 안되는데 무슨 문의가 있겠느냐"며 특별한 분위기가 없다고 토로했다.

서부이촌동 지역은 특히 향후 집값 하락이 추가로 이뤄질 것에 대한 잿빛 전망이 큰 지역이다. S공인 중개 대표는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에 떨어진 폭도 컸다"며 "대책이 나오나마나 물건 자체가 없기 때문에 문의는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여의도 지역 역시 큰 차이가 없었다. K공인 관계자는 "전월세 대출을 확대해준다고 하는데 그러려면 주인의 서명이 있어야 되는 경우가 많다"며 "주인이 서명 안 해주면 지원이란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주인 생각이 어떤지도 모르고 세입자들을 위한 대책만 내놓은 것 같다"며 "서명해 주지 않으면 세입자들한테는 필요없는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반응이 있는 곳도 눈에 띄었다. 용산의 J공인 중개는 "용산에 수혜를 입을 만한 아파트들이 꽤 있어서 생애최초 주택구입을 하려는 수요자들의 문의 전화가 간간이 있는 편"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용산과 여의도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정부 전월세 대책이 아직까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관건은 국회 법안 통과라고 말했다. 서부이촌동 S공인 대표는 "취득세 인하나 다주택자 양도세 폐지 등은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전혀 쓸모없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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