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10대그룹 산하 비영리 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자산이 약 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2일 재벌닷컴이 총수가 있는 자산 상위 10대그룹 소속 19개 비영리 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지분 가치를 조사한 결과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4조72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의 비영리 법인 3곳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가 2조727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문화재단은 삼성전자 등 보유한 계열사 주식 평가액이 1조5300억원에 달해 가장 많았고 삼성생명공익재단이 9896억원, 삼성복지재단은 2083억원이었다.

이어 현대중공업그룹 소속 아산재산과 아산나눔재단의 보유주식 평가액이 총 5495억원이었고, 롯데그룹의 삼동복지재단과 롯데장학재단은 3835억원, 현대차그룹의 정몽구재단은 3592억원이었다.

LG그룹은 연암재단과 연암문화재단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 평가액이 총 286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진그룹의 인하학원·양현재단 등 5개 비영리 법인은 1793억원, 두산그룹의 연강재단은 1488억원 규모의 계열사 주식을 보유했다. 이 외에 한화그룹 508억원, SK그룹 246억원, GS그룹 11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10대그룹 비영리 법인의 계열사 지분율은 발행주식 수 기준 평균 0.47%로 각 그룹 총수 지분율 평균인 0.92%의 절반 수준이었다. 비영리 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대주주의 '우호지분' 역할을 하며 경영권 보호에 기여해왔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진그룹은 비영리 법인의 계열사 지분율이 2.85%로 총수 지분율(2.69%)보다 높았다. 주로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한진 등에 대한 비영리 법인 지분율이 높았다. 두산그룹도 비영리 법인의 지분율(0.44%)이 총수 지분율(0.30%)보다 높았다.

삼성그룹은 비영리 법인 지분율(0.74%)이 총수 지분율(1.63%)보다 낮지만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순환출자 핵심 기업들의 주식이 많았다.

10대그룹 소속 비영리 법인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6조8385억원이다. 현재 주식자산 평가액 4조7214억원과 단순 비교할 때 자산의 약 70%가 계열사 주식으로 구성돼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덕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평가팀장은 "재벌 소속 재단은 지배구조 차원에서 계열사 주식을 경영권 강화나 편법 경영권 승계로 악용하기도 한다"며 "비영리 법인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규제를 만들고 재단의 세부 수입 내역을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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