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양국 경제계 인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최근 공동연구가 시작된 원전 건설협력이 구체화되면 베트남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양국 경제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8일 오후(현지시간) '한ㆍ베트남 경제협력 만찬 간담회'에 참석, 연설을 통해 "양국의 경제협력이 경제 발전 단계에 맞춰 첨단 고부가가치로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VIP(베트남ㆍ인도네시아ㆍ필리핀)가 새로운 신흥국가로 부상하고 있어 베트남의 잠재력과 가능성에 주목해왔다"며 "아세안 지역 국가 중 첫 방문국으로 택한 것도 양국이 만들어갈 미래에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이 베트남 발전에 기여하면 다시 한국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선순환의 협력구조가 구축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박 대통령이 우리 기업의 베트남 현지 사회공헌 활동을 유독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베트남이 2020년 '현대적 산업국가'로 진입하는 데 있어 인프라 구축과 인적자원 개발, 과학기술 발전 등을 지원하면서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전문인력 양성과 공동기술개발 사업 등을 통해 베트남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부품소재 산업 발전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혁신기업 육성을 위한 인큐베이터 파크를 차질없이 건립하고 있고, 베트남 과학기술 연구원(V-KIST)을 설립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현지 사회공헌 활동에 열심인 기업들을 이날 간담회에 초대해 베트남 정재계 관계자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계 베트남인으로서 사회적기업 'KOTO'를 설립한 문용철씨가 초대받았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일방적으로 이윤을 얻어내려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 같이 윈윈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협력이 제도적 측면에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이 FTA(자유무역협정)라는 제도적 틀로 다양한 분야의 경제협력을 뒷받침해야 하며, 이를 위해 FTA가 조속히 체결돼야 하고 양국 경제인이 후원자가 돼 줄 것"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미국ㆍ중국 순방 때와 마찬가지로 현지 속담이나 명언 등을 인용하며 방문국의 문화ㆍ역사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 대통령은 "변하지 않는 것으로 모든 변화하는 것에 대응한다"는 호찌민 주석의 좌우명을 인용하며 "양국의 우정과 신뢰가 변하지 않는다면 어떤 변화와 도전도 대응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베트남 쌈을 맛있게 만들기 위해선 다양한 재료도 중요하지만 라이스 페이퍼로 재료를 잘 싸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국 간 경제협력 관계에서 제도적인 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노이(베트남)=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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