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컴퓨터 제조업체인 델의 마이클 델 창업주와 델 인수전을 벌여온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인수전 포기를 선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델 인수전에서 승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면서 "인수전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클 델에게 축하의 인사를 한다고 말했지만 "델 창업주의 제안은 회사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여전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이칸은 "일부 주주들이 우리가 싸움을 계속하지 않는다는 점에 실망했을 거라는 걸 잘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0년간 우리는 '행동주의' 투자로 주주 가치를 수십억달러 올렸다"며 "이는 질 것이 뻔한 싸움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델 창업주는 지난 2월 PC 산업이 침체하면서 델이 위기에 빠지자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등과 함께 회사를 인수해 상장을 폐지하고 자구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이칸이 델 주식을 사들이고 나서 다른 투자자들과 힘을 합쳐 이런 방안에 반대하면서 델 창업주의 계획은 지연됐다.

델 창업주는 아이칸 등의 반발이 있자 인수 제안가 상향 조정과 3분기 특별 배당 등의 방안을 다시 내놓고 오는 12일 주주들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아이칸의 인수전 포기로 델 창업주의 계획이 승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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