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삼성자산운용은 최장수 연기금투자풀(이하 연기금풀) 주간운용사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까. 미래 등 다른 운용사들도 재선정 공고를 대비 중인 가운데, 삼성운용의 4번째 재선정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기획재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재부는 최근 투자풀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내달까지 연기금풀 주간운용사 재선정 일정을 마무리짓기로 의결했다. 연기금풀은 개별 연기금의 자산운용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2001년 도입된 제도다. 주간운용사는 59개 기금에서 예탁한 13조원 규모의 자금을 관리하고 개별운용사에 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연기금풀 주간운용사는 수수료 수익 외에도 연기금 자금을 관리한다는 상징성까지 얻는다. 운용능력을 어느 정도 검증받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다른 기관투자자 자금을 끌어오는 것도 보다 수월하다는 게 업계 평이다. 주간운용사는 4년마다 재선정하는데, 대형 운용사들은 저마다 선정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자산운용 업계의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올해 관건은 삼성운용이 4번째 재선정되느냐 여부다. 삼성운용은 지난 2001년 이래로 주간운용사 역할을 맡아왔다. 올해 재선정되면 오는 2017년까지 17년째 주간운용사를 맡게 된다. 일부에서 "삼성운용이 재선정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 지나친 처사"라는 불만이 나오는 배경이다.
　
올해 선정 공고에는 삼성운용을 비롯해 최소한 4곳 이상이 지원할 예정이다. 경쟁사들은 "삼성운용의 독식체제는 막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기재부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현재 따로 태스크포스(TF)팀 등을 꾸려 준비하고 있지는 않지만, 정부 공고가 나오는 대로 준비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내부에 별도 팀을 꾸려 주간운용사 선정을 준비 중"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일각에선 삼성운용의 올해 재선정도 유력하다는 시각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올초 기재부가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주간운용사로 선정하며 복수운용사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경쟁체제를 올해부터 시작한 만큼, 한 해에 2개사를 모두 교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 대형운용사 관계자는 "삼성운용이 재선정될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본다. 정부가 위험을 감수할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삼성운용 측은 "연기금풀은 일반 펀드와 다른 만큼 관련 시스템과 인력 등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관련 투자를 계속해 온 점이 지금껏 재선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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