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흔히 고액 연봉자로 분류되는 증권맨의 평균 연봉이 직무에 따라 최대 2배가량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빈부’ 격차가 심한데, 관리직보다 영업직의 연봉이 높았으며 특히 기업영업, 자금운용 등을 담당하는 본사 영업 직원의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본지가 5대 대형 증권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직무를 크게 3~4개 부문으로 분류한 4개사 중 현대증권을 제외한 3개 증권사에서 ‘본사영업’ 직원의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의 본사영업 직원의 평균 연봉은 남성 기준 모두 1억원을 훌쩍 넘었으며 가장 많은 한국투자증권은 1억1500만원을 상회했다. 이는 한국투자증권 ‘기타’ 직무 남성의 평균 연봉 6400만원보다 1.8배가량 많은 금액이다.

지점 영업 직원을 통칭하는 리테일영업 직원의 남성 평균 연봉이 1억700만원으로 전체 직무 분류 중 가장 높았던 현대증권도 본사영업 직원의 평균 연봉(남성 기준)은 1억100만원을 나타냈다. 본사 영업은 통상 법인영업(기업영업), 리서치센터, 채권 및 주식 등 자산운용 등의 직무를 포함해 분류한다.

반면 본사라도 경영, 기획, 마케팅 등 관리지원을 담당하는 직원의 평균 연봉은 상대적으로 낮아 4개 증권사 모두 1억원 미만이었다. 가장 낮은 대우증권 관리지원 직무의 경우 남성 평균 연봉이 8500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본사영업 직무 안에서도 자산운용, 기업영업 등의 직무가 유독 높은 연봉을 보장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를 세세하게 구분한 삼성증권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자산운용 업무를 담장하는 직원의 평균 연봉은 남성 기준 1억3000만원을 넘어 가장 높았다(해외영업 제외). 뒤이어 기업영업 직원이 1억1300만원이었다. 반면 다른 증권사에서 본사영업으로 분류될 선물중개업 직무의 경우 남성 기준 평균 연봉은 6700만원에 불과해 자산운용 직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렇게 직무별로 평균 연봉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모습은 중소형사에서도 대동소이했다. 직군을 관리직과 영업직 두 가지로만 분류한 KB투자증권은 영업직의 평균 연봉이 남성 기준 1억5800만원을 넘어 관리직 평균 연봉(8400만원)의 1.9배에 달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본사영업 직원의 남성 기준 평균 연봉은 1억7600만원으로 지점 직원 평균 연봉(7500만원)의 2배를 훌쩍 넘었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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