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동양그룹의 유동성이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민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동양그룹은 계열사인 동양증권을 통해 계열사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등을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했는데 부도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은 고스란히 원금을 날리게 된다. 금감원은 지난 7월 STX팬오션 회사채 투자자들이 집단 민원을 제기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지 여부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동양의 CP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는 1만5000여명, 이들의 인수금액은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회사채 투자자까지 더하면 4만명에 육박한다. 회사채 발행 규모도 5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반면 동양그룹의 금융권 대출은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5000억원 미만이다. 동양은 은행 등 금융권보다는 주로 직접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지난 7월 금감원에 집단 민원을 제기한 STX팬오션의 경우 회사채 규모는 5823억원, 개인투자자 수는 6800여명이었다.

오순명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24일 "동양증권의 위탁 매매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사들인 금융상품을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민원 문의가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면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현재 동양그룹 CPㆍ회사채 개인투자자 구제와 관련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지는 않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CP와 회사채 판매가 이미 끝난 상황에서 당국이 적극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다만 동양이 법정관리를 선택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민원 발생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금융투자검사국을 포함한 관계부서와 협조해 민원 관련 대응 인력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오 처장은 "현재로서는 상담인원을 늘려 불완전판매 여부 등을 꼼꼼히 물어 민원이 제기되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밝혔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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