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A씨(56세)는 2003년 구입한 아파트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말 다니던 직장에서 조기퇴직해 소득이 없어진 상황에서 아파트 구입 과정에서 빌린 대출금 5600만원의 만기가 올해 말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지만 부동산경기가 바닥을 기고 있어 팔릴 기미 조차 보이지 않았다. A씨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사전가입 주택연금. 주택금융공사가 60세 미만 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출시한 상품인데, 그는 연금에 가입해 대출금을 전액상환할 수 있었다.

주택연금 가입자의 5명 중 1명은 사전가입 주택연금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가입 주택연금은 정부의 하우스푸어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6월 출시된 상품으로 60세 미만이라도 50세 이상의 주택 소유자라면 가입이 가능하다.

주택금융공사는 사전가입 주택연금 신청자가 3개월만에 292건을 기록해 같은 기간 주택연금 전체 신청건수(1611건)의 18%를 차지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전가입 주택연금’ 가입자의 평균 주택가격은 3억1000만원이었으며 이들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2%에 해당하는 평균 1억3000만원을 목돈으로 받아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했다.

공사는 이와 함께 지난달부터 주택연금 가입조건을 부부 모두 60세 이상에서 주택 소유자만 60세 이상으로 조건을 완화하면서 신청건수가 10%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주택소유자만 60세 이상인 주택연금 가입자의 평균 나이는 63.5세, 배우자는 57.3세였다. 이들 가입자의 평균 주택가격은 3억8000만원, 월지급금은 80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공사 관계자는 "주택연금 가입조건이 완화되면서 하우스푸어나 조기은퇴자 등 소득이 부족한 고령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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