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삼성전자가 ‘휘어지는(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 신제품을 예고하며 애플과의 글로벌 경쟁 ‘포문’을 열었다. 25일부터 세계 동시 출시되는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기어로 애플의 아이폰5S·5C와 정면 대결하는 한편, ‘웨어러블(인체 착용형 기기)’에 이은 ‘플렉시블’ 기술로 독자적인 혁신 영역까지 구축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25일 ‘갤럭시노트3 월드투어 2013’ 공식 출시 행사를 열고 “세계 58개국 동시 출시를 시작으로 10월까지 140여개 나라로 출시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의 새로운 제품 영역을 구축한 전작 갤럭시노트1·2가 2000만대가량 판매된 것에 비춰볼 때 갤럭시노트3는 최소 1000만대 이상 팔리며 성공을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업계에서는 “3분기 400만대, 4분기 1000만대까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5의 발전형인 아이폰5S와 아이폰5C 출시 이후 첫 주말에 세계 판매량 900만대 기록을 세우며 선수를 쳤다. 실제 판매량이 아닌 출하량을 부풀렸다는 논란도 있지만, 애플은 첫 출시국으로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함하는 등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방심할 수 없다. 중국 토종 스마트폰 업체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 애플까지 ‘작심하고’ 중국 공략에 팔을 걷어붙였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커브드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세계 최초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한 곡면형 화면 탑재 제품군을 이르면 10월 안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이 종이처럼 접히거나 말리지는 않지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초기 단계인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해 쉽게 깨지지 않고 다소 휘어지는 정도의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3’에서 세계 최초로 곡면(커브드) 초고화질(UHD) TV를 출시해 기술력을 과시했으며,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CES 2013 기조연설에서 구부러지는 플렉시블 OLED ‘윰(YOUM)’을 공개하기도 했다.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계 선두를 다투는 만큼 기술력은 충분하다. 배터리·소재 등 관련 부품업계의 기술 개발도 진척된다면 완전히 휘어지는 스마트폰의 등장도 이뤄질 수 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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