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라틴아메리카가 올해 10년만에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의 경제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의 알레한드로 워너(Alejandro Werner) 서반구 담당 이사를 인용해 IMF가 10월 발간하는 보고서에서 올해 라틴아메리카 성장률 전망치를 3% 아래로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IMF가 지난 5월 펴낸 보고서에선 올해 남미 지역의 성장률 전망치는 3.4%였다.

워너는 이날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이미 올해 상반기 상당한 성장률 둔화를 목격했다”면서 “라틴아메리카는 2009년을 제외하고 글로벌경제위기 여파로 계속 경제가 후퇴했고, 올해는 10년만에 최저 성장률을 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6~2010년 멕시코의 재무장관을 지낸 워너는 멕시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라질에 이어 남미 2위 경제국인 멕시코의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지난 7월 발표된 3.1%에서 1.8%로 하향조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낮은 성장률 전망치는 그동안 이 지역 경제의 윤활유 역할을 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기부양책이던 양적완화가 단계적으로 축소될 수 있다는 신호에서 비롯됐다. 라틴아메리카 경제의 성장 동력이던 원자재 가격도 최근 1년간 급락한 점도 성장률을 끌어내리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라틴아메리카의 경제는 지난 10년간 평균 4.5% 성장률 기록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성장률 2.8%에서 두 배 가까이 급성장한 것이다. 라틴아메리카의 수출 효자 품목인 석탄과 철광석, 대두, 구리, 금, 커피 등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인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최근 1년간 ‘세계의 공장’ 중국의 수요가 줄자 원자재 가격은 곤두박질했고, 남미의 경제도 휘청하는 것이다.

라틴아메리카의 지도자들은 지난 수십년간 가격 변동폭이 큰 원자재에 의존하지 않고 강력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방안을 찾아왔다. 하지만 이 지역의 성장 동력은 여전히 원자재다. 콜롬비아의 경우 60만가구가 커피 농장에 의존하는데 질좋은 아라비카 커피 가격은 지난 1년간 32%나 떨어졌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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