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SK그룹 횡령 사건'의 항소심 선고를 하루 앞둔 26일 저녁, 대만에서 체포된 '사건의 배후인물'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국내로 전격 송환됐다.

김씨는 이날 오후 8시3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수갑을 찬 채로 수사관들과 함께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씨는 "횡령 사건을 주도한 것이 맞느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5시30분께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대만 정부로부터 강제추방 명령을 받은 김씨를 체포했다.

SK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곧바로 김씨의 신병을 넘겨받아 조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체포시한 내에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씨는 앞서 SK 횡령 사건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1년 초 중국으로 도피했다가 같은 해 12월 대만에 입국해 체류해왔다.

법무부는 SK 사건의 항소심 공판이 진행되면서 김씨가 사건의 열쇠를 쥔 인물로 부각되자 대만 당국에 그의 송환을 요청했다.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등에 대한 선고가 27일 오후 2시로 예정된 가운데 김씨의 송환이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는 수차례 '김원홍 증인신문의 불필요성'을 강조해왔고 선고일정을 변경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재판부는 지난달 진행된 공판에서 "더 이상 김원홍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말라. 김원홍이 당장 내일 한국에 온다고 해도 증인으로 채택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김씨 송환이 알려진 뒤 법원 관계자는 "재판진행과 관련해 재판부의 입장을 확인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부적절한 것"이라는 답변만 전해왔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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