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홍원 국무총리의 만류에도 끝내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국민연금과 연계한 기초연금 정부안이 자신의 소신과 달라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진 장관은 29일 서울 신사동 캐롤라인빌딩에서 열린 장관실 직원 결혼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업무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홍원 국무총리의 두 번에 걸친 사표 반려와 28일 업무복귀 촉구에도 불구하고 사퇴 결심을 재차 확인한 것.

진 장관은 사퇴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이유로 최근 공약 후퇴 논란을 일으킨 기초연금을 꼽았다. 그는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서 계속 반대 의견을 개진했고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뜻을 청와대에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국민연금과 연계한 기초연금안을 반대해온 사람이 어떻게 국민을 설득하고 또 국회와 야당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며 "이것은 양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진 장관은 "박근혜정부의 탄생과 성공을 위해 열과 성을 다했는데 이제 물러날 수 있게 허락해주셨으면 한다"며 "쉬고 싶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청와대와의 불화설과 관련해서는 "기초연금안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다"고 수긍했다. 그동안 제기됐던 청와대와의 갈등설을 인정한 것이다.

기초연금 문제와 관련해 박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데…"라면서도 "그런 의견을 충분히 개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저는 생각이 다른 적도 있었지만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정치적 책임감과 사명감은 한순간도 떠난 적 없다"면서 "이제 국회로 돌아가서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민감한 시기에 주무장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내가 반대하는 안에 대해 자기를 바쳐 설명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물러나는 것이 대통령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향후 거취와 관련해 진 장관은 "서울시장은 생각도 안 해봤고 국회에서 할 일이 많다"면서 "어쨌든 국회에 가서 대선공약실천위원회라도 만들어서 국회 차원에서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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