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동양그룹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지난주 장내 회사채 시장에서 ㈜동양이 발행한 회사채를 매입했던 투자자들의 손실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30일 오전 10시20분 현재 동양 258회 회사채는 3087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종가 4410원에서 30%가량 급락한 상황이다. 내년 1월 만기인 동양 260회 회사채는 2800원까지 떨어졌다. 역시 30%가량 급락했다. 동양 257회 회사채의 경우 3549원에 현재 호가가 형성돼 있지만 매수잔량은 2520원부터 쌓여 있는 실정이다. 3000원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3개 상장 회사채는 모두 지난주 동양그룹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거래가 4배 이상 급증했던 회사채로 단기에 고수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상환일을 맞이한 동양 256회 회사채의 경우 투자자 손실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동양 256회 회사채는 만기를 단 하루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 27일 89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미 상환일을 맞이해 더이상 거래가 불가능해 피해가 더욱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양 256회 회사채는 26일과 27일에만 액면금액 기준 총 45억원 가까이 거래됐다. 이틀간 매매가격이 6500원에서 9085원 사이였던 것을 감안하면 단기에 고수익을 노렸던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제조업체 회사채의 회수율은 2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동양그룹이 동양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동양의 채무가 모두 동결됐지만 거래소가 운영하는 장내 회사채 시장에서는 여전히 동양 회사채가 거래 가능하다. 거래소 관계자는 "채권의 경우 주식관련사채만 거래가 정지되고, 일반 회사채는 거래를 계속할 수 있다"며 "회생절차 신청이 기각되면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동양의 회생을 기대하고 헐값에 회사채를 사들여 수익을 챙기려는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몰려들 전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동양그룹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도 단기에 수백%의 차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것은 '투자'가 아닌 '투기'라면서 투기인 만큼 그에 대한 손실도 당연히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몫"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동양그룹은 이날 계열사인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의 기업어음(CP)과 회사채 상환이 불가능해지면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동양은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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