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0승을 달성한 유희관(왼쪽)과 이를 축하하는 김현수[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유희관이 시즌 마지막 선발등판에서 두산의 플레이오프 직행 희망을 되살렸다.

3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의 서울 라이벌 경기다. 선발투수로 등판, 5이닝을 2실점으로 막으며 팀의 7대 3 승리를 견인했다. 안타 7개와 볼넷 1개를 내줬으나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시즌 10승(6패 1세이브)을 채웠다. 두산 출신 토종 왼손투수가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건 1988년 윤석환(당시 OB, 13승) 이후 25년만이다.

팀에 희망을 안겨 더없이 값진 승리였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70승(3무53패) 고지를 점령했다. 3위 넥센과의 승차를 1경기로 좁혔고, 2위 LG도 1.5경기차로 추격했다. 플레이오프에 직행 티켓이 걸린 2위 자리를 충분히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LG의 천적다운 투구였다. 유희관은 매 회 안타를 맞았으나 특유 완급조절로 위기를 극복했다.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섞어 LG 타선의 응집력을 무력화시켰다. 가장 주효한 무기는 제구. 총 77개의 투구 가운데 무려 53개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LG를 상대로만 올해 3승을 따내며 이재학(NC)과의 신인왕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경기 뒤 유희관은 “올해 목표가 1군 합류였는데 10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며 “이에 만족하지 않고 포스트시즌, 나아가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산 출신 토종 왼손투수로 25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낸 점에 대해선 “의미 있고 기분 좋은 일”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유희관의 역투에 고무된 타선은 일찌감치 리드를 잡으며 승기를 잡았다. 2회 김재호의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이어진 공격에서 허경민의 적시 3루타로 2점을 보탰다. 4회엔 민병헌의 배트가 돋보였다. 만루 기회에서 좌전 적시타로 2점을 추가했다. 민병헌과 김재호는 팀 내 최다인 3개의 안타를 작렬, 팀 공격의 선봉장 노릇을 톡톡히 했다.

LG는 톱타자 박용택이 3타수 3안타 2볼넷 1득점의 맹활약을 펼쳤으나 선발투수 신재웅이 2.1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돼 넥센과 두산에 2위 자리를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 이날 삼성이 한화를 9대 2로 물리쳐 선두 탈환의 길 역시 험난해졌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정재훈 사진기자 roz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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