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닷컴 조사, 금융위기 직전 2007년보다 83% 늘어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국내 30대 그룹의 부채가 지난해 큰 폭으로 늘어 금융위기 이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해 국가부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재벌닷컴이 총수가 있는 자산순위 30대 민간그룹의 비금융계열사 재무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총 57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 말 313조8000억원에 비해 83.2% 이상 늘어난 수치다. 30대 그룹 부채는 지난해 국가부채(443조1000억원)보다 규모가 컸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평균 83.2%로 5년 전 88.7%에 비해 다소 나아졌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수치일 뿐 삼성ㆍ현대차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28곳의 평균치는 113.7%에서 115.4%로 오히려 악화됐다.
30대 재벌 가운데 부채비율이 오른 곳은 절반 가까운 13곳으로 일부 재벌기업은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섰다.

특히 그룹 해체 위기를 맞고 있는 동양은 2007년 당시 146.9%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1231.7%로 치솟았으며, 한진그룹(437.3%)ㆍ현대그룹(404.1%)ㆍ금호아시아나(265.0%)ㆍ동부(259.4%)ㆍSTX(256.9%) 등은 200%를 넘어서는 등 재무구조가 급속히 나빠졌다. 반면 삼성ㆍ현대차를 비롯해 SKㆍ현대중공업ㆍGS 등 17곳은 부채비율이 떨어져 재무상태가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으로 금융권 채무를 갚을 수 있는 여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도 삼성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하면 악화됐다. 30대 그룹 전체의 이자보상배율은 2007년 말 5.48에서 작년 말 9.20으로 향상됐다. 그러나 삼성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28개 그룹의 이자보상배율은 같은 기간 4.45에서 3.67로 크게 낮아졌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높을수록 채무상환 능력이 높다는 뜻이다. 30대 그룹 가운데 13곳은 이자보생배율이 5년 전에 비해 떨어졌다. 경영위기를 맞은 STX(-8.35)와 동국제강(-4.84), 현대그룹(-1.11) 등 일부 그룹은 이 수치가 1보다 낮았다.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내기 힘들다는 의미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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