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중국 다롄에 투자한 167억원 가운데 97%인 162억원을 날린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금 대부분이 손실된 것이다.

4일 민주당 김기식의원(정무위원회)이 캠코에서 받은 '국외부실채권 투자현황'에 따르면 캠코는 지난 7월까지 167억원 가운데 5억원만 회수하고 나머지 162억원을 최종 손실처리했다. 캠코는 이후 회수를 중단한 상태다.

캠코는 2007년 홍콩에 특수목적법인인 KGI를 설립한 후 중국 동방자산관리공사 다롄지사가 보유한 156개 기업 담보부 부실채권을 인수했다. KGI가 동방자산관리공사로부터 인수한 총금액은 557억원(인수비용 36억원 포함)이며 캠코는 2010년 12월까지 투자원금 전액 회수를 목표로 전체 부실채권의 30%에 해당하는 167억원을 전액 후순위채에 투자했다.

나머지 390억원은 흥국펀드(280억원)와 BS저축은행(110억원)이 선순위채권과 중순위대출에 각각 투자했다.

김기식 의원실 관계자는 "캠코가 부실채권에 투자를 한 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 침체와 중국의 국가 주요 자산 매각 제한, 지방정부 우선 매수권 부여, 외국투자자에 대한 이자 제한, 외국투자자 강제집행 금지령 등의 조치가 나오면서 회수에 차질을 빚었다는 얘기다.

반면 캠코와 공동 투자한 흥국펀드와 BS저축은행은 투자원금을 모두 회수한데 이어 나아가 각각 41억, 59억원의 이자수익까지 얻었다.

캠코는 후순위채 인수에 대해 “중국 NPL시장 진출 경험이 없는 국내 기관의 투자를 안내하기 위해 선·중순위에 타 기관의 자금을 조달하고 공기업인 캠코가 후순위채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김기식 의원은 “국내 기관의 투자를 안내하겠다던 캠코는 원금의 97% 손실을 본 반면, 국내 기관들은 10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면서 “캠코가 정말로 20%의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해 167억원 전액 후순위로 투자했다면 스스로 리스크 관리를 할 줄 모르는 것을 내보인 셈”이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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