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통계청이 국세청 소득자료를 활용해 소득통계를 작성한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현실과 통계 지표상의 괴리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다.

8일 정부는 9차 국가통계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국가통계 발전 기본계획' 등을 확정했다.

정부는 특히 고용, 물가, 소득 등의 통계와 국민들의 체감 현실과의 괴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이 통계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실업, 물가 등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와 통계지표 간 괴리가 있는 분야를 찾아 국민의 신뢰와 정책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통계청은 소득통계를 작성하는 데 국세청 소득 자료를 입수해 활용할 방침이다. 그동안 통계청이 작성하는 소득통계는 모집단이 없어 정확한 표본설계가 어려웠고, 고소득층의 소득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때문에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세청 소득자료 정보를 통해 고소득층의 표본을 마련해 정확한 통계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통계청은 이를 통해 국민의 정확한 소득분배 상태를 파악해 정책의 실효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물가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물가 가중치 개편 주기도 줄인다. 5년 주기인 지수개편 중간에 가중치를 별도로 조정해 시장 물가와 근접한 통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2015년 소비자물가 보조지표인 생활물가지수의 품목도 조정할 예정이다.

고용과 관련한 통계에선 국제노동기구(ILO)가 권고하는 국제기준에 따른 실업률 보조지표를 만들 방침이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경우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고, 실업급여 수급 기간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아 일을 그만두면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하는 경향이 많아 고용통계에 오차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실업자 외에 불완전취업자, 잠재노동력을 더한 실업률 보조지표를 작성해 내년 11월부터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통계청은 통계 공표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통계 수치의 사전제공을 최소화하고, 필요한 경우 미리 언론이나 관련기관 등에 제공할 때도 공표 전 24시간 이내에만 허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사전협의 금지, 사전제공의 절차 위반 등에 대해서는 형벌을 부과하도록 법을 계정할 예정이다. 현재도 통계법상 개인, 법인 등의 정보 누설 등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데, 이 같은 법적용을 확대하겠다는 설명이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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