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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셧다운 장기화에 中 디폴트 우려

최종수정 2013.10.08 12:37 기사입력2013.10.0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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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서울=박선미 기자] 미국 정치권의 극한 대립으로 연방정부 일시폐쇄(셧다운) 장기화와 함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그 파장이 글로벌 경제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 등은 디폴트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경계하면서 미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주광야오(朱光耀) 중국 재정부 부부장(차관)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부채한도 상한 협상 만기일인 17일을 향해)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면서 "중국 투자자들의 안전을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2일 중국 관영 언론인 신화통신이 논평을 통해 셧다운을 야기한 미 정치권의 싸움에 대해 노골적인 비난을 했지만, 중국 정부가 디폴트 우려와 관련해 공식 반응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어 "미국은 대규모로 중국에 직접 투자를 해왔고, 중국은 엄청난 양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미국도 중국이 어떤 걱정을 하고 있는지와 우리가 중국 투자자들의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부부장은 이어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이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믿을만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은 미국에 대한 최대 투자국인 동시에 국채 최대 보유국이다. 지난 7월 말 현재 1조2773억달러(약 1369조5000억원)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 중이다. 보유 규모가 큰 만큼 미국의 디폴트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역시 "미국의 디폴트는 미 달러의 대규모 매도를 야기하고 이는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는 엔화 매수를 부추겨 엔화 가치의 급격한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의 재정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엔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엔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96.73엔이 됐다. 일본에선 엔화 강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오후 인터넷판을 통해 "워싱턴의 정가의 극한대결로 인해 빚어진 디폴트 위협이 미국의 국경을 넘어서 글로벌 공포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미국의 현재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점차 커져가고 있다. 7일 마감한 유럽 증시는 미국 셧다운 장기화 등으로 대부분 하락했다. 이날 영국 FTSE100지수는 전일 대비 0.26% 하락했고 독일 DAX지수는 역시 0.36% 떨어졌다.

유럽 채권시장에선 상대적으로 안전한 독일 국채에 투자가 몰리면서 연방 채권 10년물 금리가 4베이시스 포인트(1bp=0.01%) 떨어진 1.80%를 기록했다.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시아 증시 역시 최근 하락세다. 8일 오전 개장한 호주의 S&P ASX 200지수는 개장초반 0.3% 하락했다. 경제전문 채널 CNBC는 "미국의 재정협상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아시아 각국 증시도 약세를 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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