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경찰들, 업무 시간에 컴퓨터로 일은 안하고 뭘 하고 계십니까?"

15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나온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강기윤 의원(새누리당)의 지적이다.

경찰들이 쓰는 업무용 컴퓨터가 지나치게 악성코드·바이러스 등에 감염되는 사례가 많고, 각종 유해사이트에 접속했다가 자동 차단 당한 사례도 수천만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경찰들이 업무시간에 컴퓨터로 '딴 짓'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책이었다.

실제 이날 경찰청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8개월간 경찰의 업무용 컴퓨터(내부망·외부망 모두)에서 발생한 악성코드(스파이·애드웨어 포함) 또는 바이러스(트로이목마 등) 감염 건수는 총 1189만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분당 34건씩 바이러스 등에 감염된 셈이다. 외부망 업무용 컴퓨터의 경우 악성코드와 바이러스에 의해 914만건 감염됐으며, 상대적으로 보안이 철저한 내부망 컴퓨터도 276만건이나 감염됐다.

특히 외부망에서는 악성코드의 감염건수가 558만건으로, 기타 바이러스가 356만건 발생한 것과 비교해 202만건 더 많았다. 내부망의 경우 악성코드가 7만건이고 기타 바이러스가 268만인 것과 비교하면, 외부망에서 감염된 악성코드 감염횟수가 훨씬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바이러스 또는 악성 코드의 경우 대부분 인증되지 않은 '성인용' 웹사이트를 방문했거나 불법복사 소프트웨어를 사용했을 경우, 또는 스팸메일 열람 등 보안 부주의로 인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또 경찰이 업무용 컴퓨터에서 유해사이트를 접속을 시도했거나, 악성코드 등에 의해 자동으로 접속 시도했다가 차단된 건수가 3342만건에 달했다. 차단되는 유해사이트 종류별로 살펴보면, 불법거래로 분류된 P2P 사이트가 2522만건이었다. 음란사이트는 396만건, 웹변조·피싱·악성코드 유포지 및 경유지 등 기타사이트는 423만건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경찰들의 각종 유해사이트 접속은 수사 상 목적도 아니었다. 유해사이트 수사를 맡고 있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수사를 위해 유해사이트 접속 차단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있어 이같은 통계 수치에서 아예 제외돼 있다.

강기윤 의원은 “경찰 업무용 컴퓨터에는 수사정보와 국민들의 개인정보 등 높은 수준의 보안이 필요한 자료가 많다”며 “일선 경찰들에게 컴퓨터 보안교육을 실시하고, 경찰서별로 월별·분기별로 악성코드·바이러스 감염실태를 회의 시에 보고하는 등 보안의식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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