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한국자산평가의 벤치마크 지수 오류 사건을 계기로 국민연금은 올해부터 한국자산평가 대신 신생업체인 에프앤자산평가에서 채권지수를 제공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3사가 과점해 왔던 채권평가시장 판도에 변화가 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동안 국내 채권평가는 한국자산평가, KIS채권평가, NICE채권평가가 도맡아 왔다. 이들은 채권을 중심으로 파생상품, 외화채권 등 각종 유가증권 평가로 시장을 넓혀 왔다. 업계에 변화가 생긴 건 지난 2011년 에프앤가이드와 은행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해 에프앤자산평가를 설립하면서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기존 3사의 과점체제는 굳건했다. 지난해 한국자산평가가 매출액 151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KIS채권평가 105억원, NICE채권평가 51억원 순이었다. 에프앤자산평가는 매출액 3억1449만원, 당기순손실 18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에프엔자산평가로서는 이 같은 과점체제를 깰 절호의 기회를 만난 셈이다. 국민연금과의 관계는 다른 연기금 및 기관투자자와의 영업에도 영향을 끼친다.
　
반면 한국자산평가는 대외 평판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채권평가 업무는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가능할 정도로 공적이고 객관적인 자료 제공이 중요하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채권평가사들은 금융당국에게 승인받은 공인 기관"이라며 "믿고 지수 제공을 의뢰한 만큼 이들의 자료가 틀렸는지 여부를 검증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담당 임원은 "국민연금이었으니 자체 검증으로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도 "6년씩이나 오류를 방치한 점은 한국자산평가와 국민연금 모두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KIS채권평가와 NICE채권평가는 각각 신용평가업체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의 계열사다. 한국자산평가 역시 한국기업평가의 계열사였으나 지난해 사모펀드인 투썬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됐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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