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경기)=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현대모비스가 자동차 전장(電裝)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2015년까지 1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자동차 부품산업에서 전기전자장치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연구개발(R&D)에서도 관련분야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대모비스는 16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기술연구소에서 간담회를 갖고 중장기 연구개발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계획에 따라 회사는 오는 2015년까지 연구인력을 현재 1800여명에서 2300명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R&D 분야에 총 1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채귀한 메카트로닉스개발센터 상무는 "선행투자, 연구개발 인력 충원을 비롯해 각종 평가장비를 도입하고 신규 시설을 확충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개발을 집중하기로 한 분야는 지난 몇 년간 자동차 산업에서 비중이 크게 늘고 있는 전장부문. 회사는 연구소 한쪽에 새로 마련한 전장연구동을 이날 처음 공개했다. 전장연구동은 회사가 600억원을 투자해 1년 5개월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지난 8월 준공됐다. 4만㎡ 부지에 새로 들어선 이곳은 첨단 지능형ㆍ친환경자동차 핵심부품 기술 등을 시험개발할 수 있는 첨단 전용시험실 21곳과 미래기술을 직접 시연해 볼 수 있는 별도 쇼룸까지 구비돼 있다.

전장연구동을 소개한 조상희 차장은 "연료전지 기술이나 무인주행,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전장분야와 관련해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직접 시연하는 곳"이라며 "모듈제품 설계는 기존 연구동에서, 각종 전장제품 개발은 전자연구동이 각각 전담하는 구도"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세계 8위 수준의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가 전장분야에 힘을 주는 건 자동차 산업에서 비중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차량 내 전자부문의 원가비중은 10%대 수준이었으나 2015년이면 40%, 오는 2020년이면 50% 이상이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현재 1900억달러 수준인 전 세계 시장규모도 그에 맞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쉬ㆍ덴소 등 글로벌 차량부품업체는 물론 삼성ㆍLG 등 국내 대기업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전장분야를 강화한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는 기존의 북미ㆍ유럽ㆍ중국ㆍ인도에 있는 해외연구소를 컨트롤하는 역할을 맡아 향후 각 연구소 간 시너지효과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모듈ㆍ부품의 품질은 세계적인 수준에 있는 만큼 원가절감에 주력하는 한편 센서ㆍ멀티미디어 등과 같은 전장분야는 연구개발에 더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현재 12% 수준인 전장분야 매출을 향후 2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봉환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장(부사장)은 "전장연구동을 추가로 지으면서 자동차 기계장치와 전자장치를 복합시킨 다양한 메카트로닉스ㆍ멀티미디어제품을 비롯해 친환경자동차 핵심부품의 선행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글로벌 선두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용인(경기)=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