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FA컵 결승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이규로, 최강희 감독(이상 전북), 황선홍 감독, 황지수(이상 포항)

[전주=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어느 대회든 결승까지 가는 여정은 상당히 힘들다. 선수들의 사기를 고려하더라도 반드시 우승해야한다." (최강희 감독)

"어린 선수들이 많아 분위기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 정규리그에서 압박감을 느끼지 않도록 꼭 정상에 오르고 싶다." (황선홍 감독)

FA컵 최다우승 타이틀을 놓고 정면 대결하는 전북현대와 포항 스틸러스 사령탑이 이구동성으로 정상 등극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전북과 포항은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3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우승컵을 놓고 맞붙는다. 승자는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함과 동시에 통산 최다우승 팀의 영광을 누린다.

전북은 2000·2003·2005년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전남(1997·2006·2007년), 수원(2002·2009·2010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포항 역시 대회 원년인 1996년과 2008년을 포함, 세 차례 정상에 올랐다.

두 팀은 이미 K리그 클래식에서도 승점 56점으로 동률을 이루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다만 포항이 골득실에서 1골(포항 +17, 전북 +16) 앞서 근소하게 선두를 달린다. 사령탑 모두 막바지에 다다른 정규리그 우승경쟁을 위해 FA컵 패권을 놓칠 수 없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승리를 향한 결연한 의지는 18일 열린 공식 미디어데이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안방에서 결전을 치르는 최강희 전북 감독은 "홈에서 열리는 결승전인 만큼 어느 경기보다 집중해서 훈련했고 준비는 완벽하다"며 "반드시 정상에 올라 팬들에게 우승컵을 선물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에 맞서는 황선홍 포항 감독은 "전북이란 좋은 팀과 결승에서 맞붙게 돼 상당히 흥미 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며 "원정의 불리함을 안고 싸우지만 한 번도 패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양보 없는 사령탑 간 자존심 싸움은 입심대결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선제공격은 최강희 감독의 몫이었다. "황 감독을 옆에서 보고 깜짝 놀랐다. 계속 정규리그 1위를 달리는데도 얼굴이 많이 늙어 보인다. 그만큼 마음고생이 심한 것 같다"며 짐짓 여유를 부렸다. 그러자 곧바로 마이크를 넘겨받은 황 감독은 "얼굴이 상한 대가를 전주에서 반드시 보상받고 돌아가겠다"며 물러서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사진=전북현대 제공]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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