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농협 부산 공판장 소속 39명의 중도매인과 농산물 유통업체인 세운유통이 건고추 입찰에 참여하면서 가격과 물량을 사전에 합의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20일 공정위에 따르면 세운유통은 2011년 10월경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주한 인도산 건고추 246t의 입찰정보를 인지하고, 자신의 주 거래처인 라면스프 제종업체에 인도산 건고추 230여t을 납품하기로 했다.

인도산 건고추의 발주물량은 1인당 3t씩 입찰이 제한돼 있었다. 세운유통은 대량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다수의 중도매인의 협조가 필요했고, 자신의 친동생인 중도매인 박모씨를 통해 농협 부산 공판장의 중도매인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입찰가격과 물량 등을 공조한 것.

정부 비축물자의 경우 일반수입품보다 낮은 관세를 적용받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해 대량구매를 시도한 것이다.

이에 농협 부산 공판장 소속 중도매인 39명은 세운유통이 정한 가격, kg당 5900~5905원과 1인당 3t을 3차례에 걸쳐 입찰에 참여해 총 222t의 건고추 13억1600만원에 낙찰 받아 세운유통에 넘겼다.

공정위는 농산물 중도매인들이 농산물판매 관련 경쟁 입찰에 참가하면서 자신의 영업능력, 경영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독자적으로 판단한 가격으로 입찰에 참가하지 않고, 유통업체와 사전 합의된 가격 및 물량으로 투찰한 행위는 농산물도매시장 등에서의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된다면서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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