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OB맥주가 '양잿물'(가성소다)이 혼입된 맥주가 유통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뒤늦게 보건당국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7월9일 OB맥주 본사 내부적으로 가성소다가 든 맥주가 유통됐다는 사실을 인지한지 사흘이 지나서야 제품 회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신의진 의원에 따르면 OB맥주의 전남 광주공장 작업자는 지난 6월8일 발효 중인 탱크가 비었다고 오인, 세척액 밸브를 연결하고 2.5%로 희석된 가성소다 세척액 400ℓ를 투입했다. 이 원료는 추가 공정을 거쳐 6월26일~7월9일 캔맥주(335㎖), 병(330·500·640㎖), 생맥주(20ℓ) 등 총 158만2140ℓ의 제품으로 만들어져 유통됐다. OB맥주가 본사 차원에서 이 사실을 인지한 때는 사건이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난 7월9일이었다. 다음날 전체 이사회에서 제품 회수를 결정했으나 회수 조치는 12일부터 시작됐다.

OB맥주는 12일 광주공장에서 생산된 'OB골든라거' 제품에 가성소다가 혼입돼 자진회수를 하겠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당시 회사 측은 "워낙 극미량이 희석된 것이라 정상제품과 pH농도나 잔류량 등에서 차이가 없어 인체에는 전혀 무해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가성소다는 관련 법규상 식품첨가물로 유해식품이 아니므로 법에 따른 행정처분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OB맥주 측이 내세운 전문가 의견은 식약처 의견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신의진 의원은 "OB맥주가 전문가 의견이라며 인체에 전혀 무해하다고 밝혔으나 관련 서적과 회사 연구위원 등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로 당시 식약처는 안전성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았다"며 "사건 발생 즉시 생산 중단 등 원칙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자진 회수 과정도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확한 사건 경위와 위해성 조사를 해야 하며 행정처분 여부도 함께 검토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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