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김장철 배추 수급 안정…10만여t 산지 폐기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정부가 배추, 고추 등 김장채소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한다. 올해 대부분의 김장 채소의 생산량이 늘어나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날 것에 대비한 대책이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 공급과잉에 따라 3만t을 폐기하고, 8만7000t은 시장에 풀지 않고 격리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태풍 피해가 적고 기상여건 등이 양호해 이례적으로 김장채소 대부분이 평년보다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가을배추 생산량은 평년 대비 6~11% 늘었고, 12만~19만t의 공급과잉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재배면적도 늘고, 기상 여건도 좋았던 영향이다.

농식품부는 또 가을무는 재배면적은 평년 대비 9% 줄었지만 작황이 좋아 평년과 비슷한 59만t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추는 재배면적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작황이 좋아 평년 대비 5% 증가한 11만1000t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늘도 평년보다 27% 늘어난 41만2000t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농식품부는 공급과잉 문제 해결을 위해 가을배추와 무의 계약재배를 지난해 4만9000t에서 10만t으로 확대하고, 이를 통해 김치공장, 급식업체, 군납 등 대량 수요처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위기시에 수급 안정용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 위기 단계별로 수급안정대책 마련해 경계단계에서는 3만t 규모의 배추를 자체폐기, 소비촉진을 유도하고, 심각단계에 진입하면 계약재배 물량 7만2000t을 시장 격리 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인홍 농식품부 차관은 "시장 격리는 표현의 차이지만 사실상 산지에서 폐기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농가가 배추 생산에 들어간 비용을 손해 안 보는 수준으로 매입해 산지에서 폐기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을배추 7000t은 저장 비축할 방침이다.

여 차관은 "지금은 배추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정부의 대책이 없으면 배추 생산량은 늘어나고, 가격이 낮아질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농민들이 출하를 안 하는 악순환 고리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 고리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대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추와 마늘은 정부물량 공급을 자제하고 시장 기능을 존중해 농협 및 민간 보유물량을 중심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여 차관은 "다음 달 1일부터 12월20일까지 김장채소 수급안정대책반을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일반 가정에서 김장 시기를 앞당기는 것만 해도 가격 안정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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