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물 흐름이 느려지면서 용존산소가 부족,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고 조류도 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법으로 댐과 보의 수문을 열어 물을 흐르게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수현 민주당 의원(충남 공주)은 24일 한국수자원공사 국정감사에 앞서 발표한 자료에서 “지난해 금강에서 수십만마리의 물고기가 죽은 원인이 4대강 사업 때문으로 밝혀졌다”며 “수공은 더 이상의 수질악화를 막 위해 댐과 보 수문 방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금강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자 충남도는 전문가, 환경단체, 공무원 등 9명으로 ‘충청남도 금강물고기 집단폐사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2013년 1월~7월 금강 물고기 집단폐사원인을 조사했다.

합동조사단은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10월 금강 백제보 부근에서 일어난 물고기 떼죽음은 4대강 사업에 따른 서식환경 변화와 유기물 퇴적과 쌓인 유기물의 분해에 따른 용존산소 급감, 이에 따른 용존산소 부족으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조사단은 죽은 물고기 수가 30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봤다.

박 의원이 수공으로부터 받은 ‘하천·호소 조류 관리지침’(2013년 3월)에 따르면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조류발생 증가’란 내용이 명확히 나와 있다.

환경부는 ‘관리지침’의 수립배경으로 “4대강 보 설치 등 하천 물 환경변화와 기후변화로 조류발생 여건 증대”, “기상요인과 체류시간 등 하천의 수리·수문환경변화 등에 따른 조류대량증식 가능성 증대”를 들고 있다.

올 여름 이후 조류발생으로 인한 수질악화가 우려되자 수자원공사는 9월10일부터 두 차례 남강댐에서 1800만t, 함안보 등 3개 보에서 2600만t의 물을 비상방류했다.

이런 댐과 보의 방류에도 낙동강 창녕함안보, 강정고령보에서 ‘조류경보’가 발령되는 등 조류발생이 이어지자 환경부와 경남도 등 지자체는 수공에 댐과 보의 물을 더 방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 의원은 “가뭄을 이유로 녹조완화를 위한 댐과 보의 추가방류에 반대하는 수공을 보면 4대강 사업으로 가뭄을 없애고 수질을 좋게하겠다는 정부 주장이 얼마나 허구인지 쉽게 알 수 있다”며 “결국 정부가 가뭄해소와 수질개선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기부정’의 상황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수공은 가뭄에 대비한 최소한의 저수용량은 유지하되 댐과 보의 물을 더 방류하는 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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