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관련해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지주회사의 배당금 수익, 브랜드 사용료 수입에 대해서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지주회사의 임대료 수익은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24일 기자들과의 산행에 이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공정거래법)법 규정상 지주회사라고 해서 예외를 두지는 않는다"면서 "지주회사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면서 이와 관련된 입장을 내놓았다. 노 위원장은 "일반적인 경우 배당소득은 거래가 아니다"라면서 "배당소득 자체가 공정거래법의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이야기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브랜드 사용료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관계가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노 위원장은 "브랜드도 지적사용권인데 가격을 높게 하거나 그런 것은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라 불공정 거래 행위, 지위 남용행위에 해당된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자회사가 지주회사의 브랜드를 이용하는 것은 정상적인 기업 행위라는 설명이다. 만약 지주회사가 자회사로 부터 과도한 브랜드 이용료를 받는다 해도 이는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아닌 지주회사라는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 거래 행위로 규제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다만 임대료 수익에 대해서는 일감 몰아주기로 규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노 위원장은 "임대료의 경우 사실 계열사에게 특별히 비싸게 받아서 부의 이전 문제가 제기된 경우가 있었다"면서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도록 적정하게 시장가격 수준으로 거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위원장은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다음달 2단계 협상이 시작되는 한·중 FTA에 대해 "중국이 최근에 출시된 삼성 스마트폰을 답합으로 잡았다"라면서 "중국이라는 나라의 공정거래법은 집행에 가이드라인이 있어서 예측가능한 것이 아니고, (상황에 따라)고무줄처럼 적용돼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법의 기준이 불분명해 우리 기업들이 처벌을 받았을 때 방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 위원장은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할 때 중국이 다른 나라에 적용하는 것과 '피심인 방어권'을 같게 적용하자고 요구하는데 그렇게 되면 FTA를 하나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2단계 협상에서 피심인 방어권 등 두가지를 쟁취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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