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과학자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틀렸다고 해도 신념을 가지고 자신의 연구를 해 나가야 합니다."
　
2013년도 노벨 화학상 수상자 아리에 워셸 교수가 28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미래과학콘서트 분자과학연구 심포지엄 2013'에서 한국의 과학 꿈나무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미래과학콘서트 중간에 마련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과학자로서의 신념과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워셸 교수는 1970년대 중반 효소학 연구에 컴퓨터 계산과 모의실험을 접목하여 '효소-촉매화 반응'을 분석한 선구자다. 또한 작은 분자들을 양자역학이 적용된 프로그램으로 분석하던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전역학을 방법을 활용해 단백질과 같은 큰 분자까지 분석할 수 있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참(Charmm)'을 개발해 올해 노벨 화학상을 받게 됐다.
　
과학 분야에서 큰 업적을 이뤘기에 어렸을 적부터 과학자가 꿈이었냐는 질문에 그는 "사실 과학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못했고 노벨상이 무엇이었는지도 몰랐다"는 의외의 대답을 했다. 다만 그는 "계속 공부를 하고 싶었고 어떤 분야에 있든 그 분야에서 꼭 최고가 되겠다는 꿈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딸들이 어느 전공과 분야를 선택할지 고민할 때도 "무엇을 선택하느냐보다 미래에 무엇이 중요한가가 더 우선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워셸 교수는 징병 제도를 운영하는 이스라엘 출신이기 때문에 한국 남성들처럼 군 복무를 했고 1967년 6일 전쟁, 1973년 욤 키푸르 전쟁 때 이스라엘 방위군으로 참전하기도 했다. 그는 "군 복무 경험이 과학자로서 성공한 것과 크게 연관성은 없지만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배운 것은 사실"이라며 군대에 있었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대학도 남들보다 늦게 가고, 군 복무로 인해 몇몇 시험을 놓쳐 대학 시절도 더 길어졌지만 그 만큼 더 성숙하게 됐다"며 느긋함을 보이기도 했다.
　
과학자의 길을 걷고 싶어하는 한국 청소년들에게 워셸 교수는 "과학은 매우 어려운 분야지만 그럼에도 과학을 하고 싶다면 과학을 사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른 것을 연구할 때 주변에서 틀렸다고 하거나 경쟁자들이 가로막기도 한다"며 자신도 과학이 쉽지 않았지만 그 어떤 분야보다 흥미로웠기에 연구를 지속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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