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삼성이 ‘철옹성’ 더스틴 니퍼트를 무너뜨리고 한국시리즈를 7차전으로 끌고 갔다.

31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박한이와 채태인의 홈런에 힘입어 6대 2 승리를 거뒀다. 벼랑 끝에서 2연승으로 기사회생, 시리즈 전적을 3승 3패로 만들었다. 우승의 향방이 가려질 7차전은 11월 1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5차전 결승타의 주인공 박한이가 다시 한 번 일을 냈다. 대형아치를 그려 엎치락뒤치락하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3대 2로 근소하게 앞선 7회 공격에서다. 진갑용의 몸에 맞는 볼과 배영섭의 중전안타로 맞은 2사 1, 2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니퍼트의 2구째를 공략, 그대로 오른 담장을 넘겼다. 선수단의 니퍼트 공포증까지 날려버린 시원한 쓰리런이었다.

니퍼트는 이날 전까지 삼성을 상대로 저승사자에 가까웠다. 정규시즌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이겼고,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6이닝 무실점의 쾌투를 뽐냈다. 상승세는 이날 계속 이어지는 듯했다. 5회까지 삼성 타선을 1점으로 막았다. 3회 1사 3루에서 배영섭에게 허용한 중견수 희생플라이가 유일한 흠. 더 큰 위기도 있었지만 니퍼트는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5회 김태완과 정병곤에게 이중도루를 내줘 2사 2, 3루에 몰렸으나 배영섭을 2루수 앞 땅볼로 가볍게 잡았다.

더스틴 니퍼트(왼쪽)[사진=정재훈 기자]

외국인 에이스의 역투에도 타선은 좀처럼 승기를 잡지 못했다. 정수빈의 1회 선두타자 홈런과 최준석의 5회 솔로 장외홈런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잇단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적잖은 부담 속에 투구를 이어가던 니퍼트는 결국 한 방에 주저앉았다. 6회 선두 박한이에게 좌전안타를 맞더니 이내 채태인에게 좌중월 역전 투런포를 헌납했다. 그리고 7회 체력이 바닥난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려다 더 큰 화를 당하고 말았다.

니퍼트가 고군분투한 두산과 달리 삼성은 마운드에 9명을 올리는 초강수를 뒀다. 선발투수 릭 밴덴헐크의 근육통 호소로 배영수, 차우찬, 심창민, 권혁, 안지만 등을 줄줄이 대기시켰다. 각개전투는 위기마다 위력을 발휘했다. 상대에 안타 9개와 볼넷 8개를 내줬으나 2점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더구나 두산의 득점은 모두 솔로포였다. 안타 7개와 볼넷 8개에도 무득점에 그쳤던 셈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정재훈 사진기자 roz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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