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에이스저축은행으로부터 수천억원대 불법대출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황희 고양종합터미널 시행사 대표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황병하)는 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에 대해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배임을 저지르고, 은행으로부터 빌린 사업자금과 개인돈을 섞어 쓰며 빼돌렸다"며 "그런데도 범행을 부인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차명 차주를 동원해 2005~2011년 에이스저축은행으로부터 7200억원을 불법 대출받고, 그 가운데 100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4135억원을 이씨의 배임액으로 인정하고 그중 432억원은 이씨가 유흥비, 사치품 구입비 등 개인적으로 빼돌렸다고 판단한 뒤 징역 6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가 인정한 이씨의 배임액은 3600억여원으로 1심보다 줄었지만, 재판부는 "에이스저축은행 전체 대출의 70%에 달하는 돈이 이씨 사업에 집중됐고, 결국 은행이 파산에 이르러 예금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형량은 오히려 높였다.

이씨에게 부실 대출해 준 에이스저축은행 최모 여신담당 전무 역시 징역 5년에 벌금 3억6000만원을 선고하고 3억6000만원을 추징한 1심보다 무거운 징역 7년에 벌금 3억6000만원, 추징금 3억6000만원이 선고됐다.

다만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윤모 전 에이스저축은행장은 개인적으로 취한 이익이 없는 점 등이 고려돼 형량이 그대로 유지됐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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