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고소득층 남성의 기대 여명(남은 수명)이 저소득층 보다 9년 이상 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강영호 서울대의대 교수팀은 '빅데이터의 소득수준을 이용한 기대 여명 차이 분석 및 건강형평성 지표로의 활용방안 모색'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2002~2010년 건강보험 가입자 1200만명 중 연령·소득·질병에 대표성을 띠는 100만명을 표본으로 남은 수명을 비교한 결과다.

발표 내용을 보면 소득 상위 20%인 남성 건강보험 가입자의 기대 여명은 77.0세(2002년 기준)로 평균 72.6세 보다 4.4년 길었다. 반면 소득 하위 20% 남성 가입자의 기대 여명은 67.9세로 평균 보다 4.7년이나 짧았다. 결국 소득 상위 20%의 기대 여명이 소득 하위 20%에 비해 9.1년이나 긴 셈이다.

이런 경향은 여성도 마찬가지였다. 여성 소득 상위 20%의 기대 여명은 82.6세로 평균(81.1세) 보다 1.5년, 소득 하위 20%의 기대 여명(78.8세) 보다 3.8년 길었다.

건강보험 가입 유형에 따라 비교해 봐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남성 직장가입자의 기대 여명은 74.8세로 지역가입자(71.8세)에 비해 3.0년 길었다.

지역가입자 내에서도 분명한 차이가 벌어졌다. 소득 상위 20% 남성 지역가입자의 기대 여명은 76.7세였지만, 소득 하위 20%는 62.7세에 불과해 14년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는 지역가입자 가운데 농어민, 비정규직, 차상위계층 등 소득이 불안정한 계층이 포함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정부로부터 의료비를 지원받는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기대 여명이 상당히 낮았다. 남성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기대 여명은 55.0세로, 직장 가입자보다 19.8년이나 짧았다. 여성 의료급여 수급권자(71.6세)와 직장가입자(82.2세)간 격차도 10.6년이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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