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느린 맥박(서맥) 부정맥 환자가 12년 새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맥성 부정맥은 심장이 1분에 50회 미만으로 박동하거나 간혹 수초 이상 정지하기로 해 어지러움, 실신, 전신 무기력 등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노태호 교수 연구팀은 2000~2012년 전국에서 서맥성 부정맥으로 영구심박동기 시술을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00년 인구 100만명 당 19.3명에 불과하던 환자 수가 2012년 53.1명으로 약 2.75배 늘었다고 5일 밝혔다.

하지만 유사한 질병 양상과 문화권을 가진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보다는 서맥성 부정맥 환자가 적은 편이었다. 2009년 기준 우리나라의 서맥성 부정맥 환자는 인구 100만명당 평균 41.7명으로, 싱가포르 94명(2.25배), 대만 172명(4.12배), 일본 272명(6.5배)에 비해 낮았다.

서맥성 부정맥은 심장의 미니발전소인 동결절의 전기 형성 기능 이상이 원인인 경우와 심방-심실 간에 전기 전도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고령층에서 많이 생긴다. 발생 원인은 다르더라도 치료 방법은 영구심박동기 삽입술이 유일하다.

노태호 교수는 "어지럼증 등 서맥성 부정맥의 주요 증상을 나이가 많아지면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워 발견이 늦고 기기 이식에 대한 거부감으로 진단 후에도 시술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며 "60세 이상에서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빈혈이나 저혈압 등으로 자가 진단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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