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스타벅스가 식품업체인 크래프트푸즈와맺은 계약을 일방으로 파기해 22억3000만달러를 손해배상하라는 법원의 조정명령을 받았다. 스타벅스는 “이에 강하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혀 대응이 주목된다. 스타벅스는 "방금 결정문을 받아 검토하고 있다"고만 밝혀 항소 가능성도 없지 않다.


13일 블룸버그통신와 BBC 등에 따르면, 중재법원은 22억3000만달러의 배상금과 이자와 변호사 비용으로 5억270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가 크래프트푸즈와 벌인 분쟁으로 내놓아야 할 돈은 모두 27억5700만달러(한화 약 3조원)에 이른다.

스타벅스는 지난 1998년 9월부터 자사 포장 커피를 크래프트푸즈가 슈퍼마켓에 판매하도록 한 계약을 2010년 11월 일방으로 파기했다. 계약기간은 2014년까지였는데 3년 앞서 파기한 것이다.

크래프트가 책임을 다하지 않았고 그 결과 판매 실적이 떨어졌다는 게 이유였다.

당시 스타벅스는 7억5000만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했으나 크래프트는 ‘공정한 시장가치’의 보상과 여기에 최대 35%의 프리미엄을 요구했다. 크래프트는 연간 5억달러의 가치가 있는 사업을 구축했다며 즉각 중재절차에 돌입했다.


크래프트푸즈는 “스타벅스가 우리와 오랜 기간 이어온 계약을 적절한 보상 없이 파기한 것을 법원이 인정해 기쁘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스낵 기업인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에서 분사한 크래프트푸즈는 두 회사간 계약에 따라 배상금을 받으면 몬델리즈로 넘길 계획이다. 몬델리즈는 이 돈을 6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쓰겠다고 김칫국물을 마시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스타벅스의 대응이다. 항소여부를 묻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물음에 스타벅스는 "방금 결정문을 받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검토 여부에 따라 항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우선, 법원이 지급하라고 한 금액이 적지 않다. 스타벅스가 9월 말로 끝난 2012년 회계연도에 17억달러의 순이익보다 10억달러나 많은 금액이다.


스타벅스는 기존 매장의 매출 성장 둔화를 상쇄하기 위해 포장 커피 사업 부문에 집중하고 있는데 지난 1년간 14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를 고스란히 다 들여야할 판국이다.

이와 관련, BBC는 스타벅스가 성명을 내고 “중재법원의 결론에 강하게 이의제기한다”면서 “크래프트는 합의에 따른 책임을 우리 브랜드에 다하지 않았고 그 결과 사업 실적이 타격을 입었으며 크래프트에 돈을 지급할 필요없이 계약을 종료할 권리를 가졌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현금과 차입 능력이 충분한 만큼 돈을 지급할 것이며 이를 올해 영업비용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스타벅스가 밝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 중재법원의 판결은 2010년 시작한 분쟁을 해결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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