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금융당국이 KB국민은행의 내부 시스템에 초점을 맞춰 검사에 나서기로 했다. KB금융의 잇따른 금융사고를 단순히 인재(人災)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로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들이 잇달아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도 KB금융에 대한 고강도 검사를 예고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26일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를 살피기 위해 검사 인력을 늘려서 투입했다"면서 "보고·업무 프로세스 등 KB금융 내 각종 시스템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25일 오후 국민은행에 검사역 4명을 배치한 데 이어 오는 28일까지 총 11명의 인력을 파견하기로 했다.
　
금감원이 대규모 검사인력을 개별 은행에 집중 투입기로 한 것은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고가 내부통제시스템 붕괴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에서다.
　
최 원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은행권의 부실한 내부통제체제로 인해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해외점포 불법대출, 국민주택채권 위조·횡령을 저지른 국민은행에 대해서는 특별검사를 실시해 사고원인을 명확히 규명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조영제 금감원 부원장이 이건호 국민은행장을 불러 순환근무나 명령휴가제 등의 내부 시스템 점검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감원은 또 내부통제시스템이 무너진 배경도 철저히 파헤칠 방침이다. 이 경우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까지 조사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은 어 전 회장과 민 전 행장에 대한 스톡그랜트 등 성과급 지급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위원장은 이에 대해 "내부규율체계가 제대로 안 잡혀 있다"며 "전임 경영진도 책임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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