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중국이 영유권 분쟁 지역을 포함한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두 대의 미국 B-52 전략 폭격기가 이 구역을 관통해 비행했다.

1952년 처음 배치돼 개보수를 거쳐 여전히 일선에 있는 보잉사 B-52전략폭격기

미국이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앞으로 이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커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B-52 폭격기가 중국 측에 알리지 않은 채 워싱턴DC 시간으로 지난 25일 오후 7시께 괌에서 이륙해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동중국해 상공을 비무장 상태로 비행했다고 26일 보도했다.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이 B-52를 비행시켜 중국에 직접 도전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실의 스티븐 워런 대령은 비행은 정규 ‘코럴 라이트닝’ 훈련의 하나로 오래전에 계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계획된 일정과 통상으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지역에서 훈련 비행을 했으며 두 대의 항공기가 괌에서 이륙해 훈련을 소화하고 나서 괌으로 귀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측에 사전에 비행 계획을 통보하지 않았고 주파수 등도 등록하지 않았으며 이 구역에 1시간 이내로 머물면서 사고 없이 임무를 완수했다고 강조했다.

비행 중 중국 측의 전투기와 맞닥뜨리지 않는 등 중국의 별도 대응도 없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WSJ는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B-52가 괌을 나와 25일 오후 7시 중국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으로 비행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앞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고 중국 측의 비행계획, 주파수 혹은 송신자 정보제출 요구를 준수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중국은 지난 23일 한국과 일본이 각각 실효 지배 중인 이어도와 센카쿠 열도 상공을 포함하는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해 주변국과 미국 등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으로 분쟁이 생길 것이라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25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과 관련해 “현상을 바꾸려는 불안정한 시도”라면서 “일방적인 조치는 오해와 오판 리스크를 증가시킨다”고 경고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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